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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진화


글라갤 왕국의 종족인 스퀸치들은 해삼을 닮았습니다. 이 책이 전하는 진화 이야기의 백미는, 3분의 1 이상 글라갤 왕국의 왕과 왕자을 향해 화려하고 천재적인 아부성 발언을 쏟아내던 ‘미천한 신하이자 과학자인’ 블루트 183호가 스퀸치들과 닮은 해삼을 옆에 두고 진화의 궁극적 방향성을 규정하는 에필로그에 있습니다. 진화는 미래를 내다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연선택은 현재 수중에 있는 돌연변이에만 작용합니다. 게다가 어떤 돌연변이는 생물의 생존력을 향상시키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 어떻게 보면 모든 생물체가 요행이랍니다. 필연적인 형질이란 없습니다. p.145 스퀸치들은 해삼과 같은 종족으로 진화할 수도 있었습니다. 인간도 마찬가지겠지요. 침팬지와 분기되었던 60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다시금 인간이 갈라져 나왔을지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인간은 침팬지와 98%의 유전자가 일치한다고 합니다. 이런 통계에 우리는 현혹되기 쉽습니다. 다만 2%의 차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이 열 개 중에 2%일 때와 백만 개 중에 2%일 때는 대단히 큰 차이가 있지요.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유전자형과 표현형이 일대일로 대응되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유전자형으로부터 다양한 표현형이 발현된다고 합니다. 2%의 유전자형의 차이가 곧 2% 표현형의 차이가 아니라는 얘기지요. 그러니 인간과 침팬지가 98% 동일하다고 해서 인간이 침팬지와 거의 똑같다는 결론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보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진실은 진화의 요체가 ‘우연’에 있으며, 그 우연이야말로 진화적 혁신, 창발성의 원천임을 인정하는 일이 아닐까요? 아마도 기독교에서 진화론을 그토록 극렬하게 배격하는 이유도 궁극적으로 진화론이 신의 권능에 의지함 없이 ‘우연’에만 기대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누구의 의지도 관여되지 않은 채 생명의 존엄이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그리하여 우리가 그저 우연의 산물임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겠지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우연과 창발성의 필연적 속성을 인정한다면, 우연 자체가 ‘무한’의 속성을 지니므로 우리는 진화의 대항해 속에서 한계 없는 역량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우연과 거기서 비롯된 창발성 자체가 ‘신성’인 것입니다. 진화론의 경지 앞에서 무한히 겸손해지면서 또한 무언가 무한히 추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책에 등장하는 글라갤 왕국의 스퀸치는 가상의 외계인들입니다. 그리고 더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만화군요. 이 책의 제목은 이중의 의미를 띠는 셈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게 진화를 설명하고 있기도 하고, 어쩌면 진화론 자체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 삶과 정신의 출현을 다루고 있으며 또한 지금 곁에서 진행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진화론의 전반적인 개요를 이해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책인 듯합니다.
과학의 경이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만화만큼 좋은 것은 없다

진화와 인간, 지구생명과 관련된 모든 것을 한 권의 만화책으로 이해하고 알 수 있는 재미 있게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과학 교육을 연구하는 생물학 교수이자 만화가로, 그 독특한 이력을 살려 딱딱한 용어와 글자들로만 배워왔던 진화, 신경생물학의 개념과 원리를 만화에 고스란히 담았다. 이미 십년 넘게 과학 만화를 그려온 그는 외계 생물의 시선으로 지구 생물을 바라보는 스토리텔링을 세워 흥미로운 구성도 놓치지 않았다. 과학 분야의 각 전문가만 모아 수백만 년 동안 이어진 지구 생명 진화의 역사와 메커니즘, 그리고 개념정리까지 명쾌하고 간결하게 담아내 완성했다.

찰스 다윈, 그레고어 멘델, 알렉산더 플레밍, 에른스트 마이어, 알프레드 월리스, 닐 슈빈, 토머스 헉슬리, 스티븐 제이 굴드, 리처드 렌스키에 이르기까지. 생물 진화가 마냥 어렵기만 한 학생들에게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진화의 큰 틀과 재미를 알려주고 진화에 관한 지식을 배우고 싶었던 일반인들에게도 이로운 책이다. 또한 학생들에게 ‘생물학을 전달할 참신한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는 교사에게도 훌륭한 생물 참고서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들
한국어판 서문
프롤로그

1장. 뭉근하게 부글거리는 생명: 최초의 40억 년
2장. 생명의 흥망성쇠
3장. 대멸종의 시대
4장. 낡은 것을 새롭게
5장. 완벽한 불완전성
6장. 진화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다

에필로그 | 가지 않은 길

용어 설명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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