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내 인생의 영화


오다가다 버스에서 보려고 집어 든 내 인생의 영화 사실 난 영화를 좋아하지만 많이 보지는 못했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영화를 보고 또 영향을 받았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단편단편 읽기쉽다는 장점도 있고.. 한 사람 한 사람 인생의 이력들을 엿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지만 그게 또 재미아닌가?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어떤 영화가 기억에 남는지 생각해보았다. 사실 번뜩 떠오르는게 아니고 생각해서야 알 수 있는거라면 별반 영양가는 없을 듯 하다. 티비에서야 서부영화니, 중국영화니, 국군물, 옛 한국영화 등 숱하게 영화를 봤지만 극장에서 본 기억은 학생시절에 어우동 도 보고 성룡주연의 입체영화도 생각나고, 이연걸의 소림사 도 기억나고.. 성인물 차탈레부인의 사랑 도 기억이 난다. 그나이때의 누구나 그렇듯 액션영화 아니면 야한영화 위주였던 것 같다. 거리를 다닐때면 항상 보이던 무릎과 무릎사이 라는 영화포스터는 늘 흥미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이 영화를 보지는 못했다. 관심만 갈 뿐 구지 찾아다니면서 에로영화를 보지는 않은 것이다. 내 인생에 영향을 준 영화가 없나? 별로.. 오히려 책이라면 초등학생때 읽었던 50권짜리 전집들이 기억난다. 몽테크리스토백작(암굴왕), 장발장은 30여번을 읽었던 것 같다. 볼만한 책은 없고 있는 책이라도 봐야하는 상황에서 50권 전부를 10번 이상은 읽었다. 친구들 집에 보지 못한 책이라도 있는 날에는 그날 놀이는 다 끝났다고 봐야했다. 친구들이 떠들고 장난치면서 놀고 있을 때 나는 시간이 갈새라 앉아서 책을 봐야 했으니까. 책에 대한 목마름은 문학적 감수성을 키워준 반면 의외로 사회과학 서적에서 무너져 버렸다. 혼자만의 상상의 여지를 폭넓게 둔 다른 책과 달리, 사회과학 서적은 논리적으로 이해하는 수학공식처럼 딱딱하게만 여겨졌다. 하지만 사회를 인식하고 분석하고 다른 사람들과 말이라도 하려면 읽어야만 했다. 그렇게 보낸 대학시절은 더이상 책에 대한 흥미를 가지지 않게 되는 애석한 시기였다. 그나마 시인들의 시집을 읽으면서 문학적 소양을 이어가기는 했지만.. 그리고 다시 책에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된 것은 실용서들이다. DIY, 집고치고 뚜둥기고 칠하고..인테리어에 관한 책들.. 그림에 대한 책들.. 사진에 대한 책들.. 묶여서 뭔가 하기위한 학습의 도구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읽고 싶어서, 관심과 흥미가 이는 책을 집어든 건 지금 생각해도 너무 늦은 나이부터였다. 요즘은 책을 가리지 않고 읽는다. 소설같은 류나 이론서들은 가급적 읽지 않으려 지만 또 필요한 경우에는 내게 도움이 되니까 읽긴한다. 내 인생의 영화.. 아니 내 인생의 책..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내 살아온 시간을 반추해 볼 수 있음은 이 책의 덕이다. 하지만 내 인생의 영화조차 생각나지 않는 것이 조금은 슬프다.
이 책은 그간 「씨네21」에 연재되었던 동명의 칼럼을 갈무리해 엮은 책으로 50여 명의 필자들이 자신만의 입담으로 다채로운 사연을 엮어 낸 책이다. 50여 명의 필자들이 자신의 삶을 드러내는 방식 으로 영화를 읽고 있어, 읽는 이들은 더욱 흥미로울 수 있으며, 그들이 추천하는 영화, 그들의 느꼈던 삶의 진실을 보고 , 느끼며 공감할 수 있다.

강 헌|의 진실을 말해볼까? - 대부
공지영|지금은, 슬픈 귀를 닫을 때 - 닥터 지바고
권병철|내 인생의 여자 - 올리브 나무 사이로
김기덕|우리 안의 바리케이드를 위하여 - 바리케이드
김대우|‘공원의 살인’이 부른 영화 욕망 - 욕망
김동원|사이먼 앤 가펑클 뒤의 현실 - 졸업
김병욱|내 삶의 마지막 풍경 - 월하의 공동묘지?흐르는 강물처럼
김선구|길 잃으면 고양이버스 불러줘! - 이웃집 토토로
김유준|머, 아홉 번 봤다꼬? 제정신이가? - 타워링?사운드 오브 뮤직
김정영|튜니티처럼, 주성치처럼 - 내 이름은 튜니티?서유기 선리기연

김지운|에스프레소 향 풍기는 갱스터 무비 - 글로리아
김해곤|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 우묵배미의 사랑
김현진|불러본다, 나의 J.D.를 - 헤더스
김홍준|공중전화 부스에서의 키스 같은 - 열혈남아
남기웅|쓰레기 먹고 힘내기 - 백 투 더 퓨처
노희경|당신이 행복할 것 같아서 - 바그다드 카페
류승완|나를 흥분시켰던 그분 - 프로젝트 A?폴리스 스토리
박재동|나를 움직인 ‘움직이는 그림’ - 요술소년?피노키오
박찬옥|슬픈 내 안의 헐크 - 분노의 주먹
박찬욱|청춘이여, 안녕 - 복수의 립스틱

방은진|소녀에서 여인으로 - 남과 여
배수아|예술이 아니라서 재밌다 - 헨리: 연쇄살인범의 초상
백민석|춤추고 노래하라! - 그리스
서 정|미세한 떨림과 침묵 속에 깃든 구원 - 피아노
손석희|에로? 액션? 앗, 사회극! - 알 파치노의 뜨거운 오후
송일곤|당신의 불빛 - 시티 라이트
신경숙|내 친구 미순아! -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신윤동욱|사카린 같이 스며들던 상처야! - 애정만세
심재명|잠들지 않는 한여름 밤의 악몽 - 싸이코
오지혜|그리고, 가슴앓이가 시작되었다 - 거미여인의 키스

유시민|사랑의 이름으로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육상효|이것이 코미디다! - 뜨거운 것이 좋아
윤석호|프랑스 영화처럼 - 남과 여
윤제균|7일 동안 하는 거 아니었어? - 7일 간의 사랑
이두호|그냥 아홉 번, 그림 때문에 다섯 번 - 벤허
이성욱|나의 청춘을 지배한, 너! - 타부
이송희일|내 영화의 시작 - 레즈
이영미|내가 신파에 눈물을? - 남과 북
이우현|슈퍼맨! 여기도 좀 봐줘요! - 슈퍼맨
이장호|아버지와 보고, 딸과 또 보고 - 자전거 도둑

이정향|배우가 로봇이 아님을 알다 - 더 록
이충걸|비루함, 20대의 장식 - 티켓
이해준ㆍ이해영|우린 이런 거 언제 쓸까? - 빌 머레이의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인정옥|이 맛이 신파다! - 영웅본색
장민승|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디지‘털’ - 몬스터 주식회사
최영아|글쎄, 사랑도 변하더라니까 - 봄날은 간다
추상미|낯선 감각 즐기기 - 집시의 시간
한 강|한 줄의 현 위에서, 홀로 - 현 위의 인생
한재권|꿈이여, 다시 한번 - 사랑의 행로
함정임|단절 이후 다가온 불온한 천국 -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