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직전에 읽은 책이 "보이는 역사는 아주 작습니다"였다. 이 책에서 강조한 것은 문화재를 설명할때 문화재의 객관적인 외형에 대해서 설명하기 보다는 문화재에 얽힌 사연을 스토리텔링으로 설명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그런데 이 "건축 멜랑콜리아"라는 책도 똑같다. 건축물에 대해서 건축물의 외형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건축물이 세워질 당시 사회의 상황, 역사 등을 함께 이야기처럼 설명하고 있다.이 책을 읽고난 후에는 건축물들에 대해서 그냥 외관만 보는게 아니라 그 건축물들의 숨겨진 뒷 이야기들이 함께 떠올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 오래된 흉물스럽기만 한 건물들도 그 건물에 얽힌 사연을 생각하면 다시 보이기도 한다.
공간에 새겨진 정치적 무의식
한국에서 가장 정치적인 공간을 만나다!
대개의 건축이나 공간 관련 책들이 통상 건축물의 설계 의도와 설계 과정에 주목하는 것과 달리, 건축 멜랑콜리아 는 의사가 환자의 증상을 통해 병의 기원을 탐지하듯 건축과 공간을 ‘징후적’으로 해석하려 한다. 건축물은 부의 증식을 위한 투자 대상이거나 건축가 고유의 조형 언어로 완성된 예술 작품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풍부한 의미를 담지한 채 능동적 해석을 기다리는 문화 텍스트이자 국가와 자본의 권력이 작동하는 사회적 매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는 건축과 공간을 하나의 완결된 텍스트로 꼼꼼히 읽고 분석한다.
1. 건축 읽기
서산부인과의원 풍화의 운명 견뎌온 콘크리트 모성
당인리발전소 땅 밑으로 유배 가는 늙은 프로메테우스
남산 자유센터 반공의 이념 앞에 헌정된 정치적 신전
연세대 학생회관 신이여, 혁명이여, 이 도저한 멜랑콜리여
아현고가도로 잠시 서 있는 모든 것을 추모함
세운상가 하늘 아래 새로운 욕망은 없다
성 니콜라스 성당 마르크스가 예견 못한 성과 속의 변증법
용산 국방부 구관 군림하되 한곳만 바라보다
국회의사당 과장된 위엄이 비치는 무능의 석실묘
제주 소라의 성 순치된 스펙터클을 욕망하다
유진상가 비루하고 데데한 유신 건축물의 비애
여의도순복음교회 거룩한 천상의 빵, 신의 이름으로 약속된 세속적 번영
광주시민회관 패배하라, 포에틱 자스티스를 위하여
남영동 대공분실 살인 기계 빚어낸 애국적 판단 중지
고속버스터미널 불균등 발전의 기념비적 표상
마포 도원빌딩 주류 세계를 향한 미완의 인정투쟁
2. 공간 읽기
광화문 지하도 우리는 모두 노숙인이다
종묘공원 늙어가는 모든 존재는 비가 샌다
노을캠핑장 21세기의 가족로망스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청계천 천변풍경, 견유주의자의 시선
가리봉동 톨레랑스의 윤리학을 넘어서
서울 강남 강남이라는 상상의 공동체
책을 펴내며 모든 것은 정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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